퇴사라는 단어가 머리에 자리잡히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고통의 시작이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관계가 되었던, 금전적인 이유가 되었던간에 말이다. 고민을 시작한다.
나와 마주하는 시간
빨리, 적합한 시기에 취업하기 위해서, 내가 합격한 회사에 나의 적성이 있다는 생각으로 취업하고 회사생활을 시작한다. 슬슬 회사에 적응을 하면서 취업전에는 생각지도 않던 것들이 눈에 보인다. "난 내 생활과 회사 생활의 균형을 맞추고 싶어.", "야근을 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상사가 간섭하기 보단 자율에 맡기는 문화에서 일하고 싶어" 등등 나와 맞지 않은 회사의 문화, 관계, 환경등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 생활이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퇴사를 마음먹었던간에 드는 생각 들이다. 취업 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은 것이다. 그리고 보통 하는 질문은 이 길이, 이 직업이 정말 나의 길인가? 이다. 나에 대해서 심사 숙고하는,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고통을 수반하지만, 지나서 되돌아 보면 나를 성숙시키고 나를 알아가는 즐거운 시간이다.
친구, 선배, 가족과의 깊은 만남
퇴사를 맘먹으면 주변에 가까운 친구나 선배와 오랜만에 만날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오랜시간 연락이 닿지 않았어도 말이다. 그간 경험했던 것을 그들과 공유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이전에는 들을 수 없던 조언들을 듣게 된다. 회사에 미련을 버리게 되면서 더욱 그들과의 만남을 위해 칼퇴근을 하며 친구, 선배와 만난다. 또한 가족과의 단절된 대화도 다시하게 된다. 특히 엄마와 그랬다. 많은 걱정을 쏟아 내시기는 해도 인생선배로서 격려와 용기를 불어 넣어주셨다. 지나고 보니 어려웠을때 도와주었던 그들이다. 적극적으로 이직자리를 알아봐주면서 말이다.
동네 형이 되어 버린 상사
퇴사의 큰 원인중에 하나가 직장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인데 특히나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더욱 회사에 다니기 싫다. 업무로 상사와 마주 할때는 내가 잘했든 못했든 경직된 상하관계이다. 말도 섞기 싫고, 점심식사도 같이 하기 싫으며, 그의 숨소리도 듣기 싫을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퇴사를 맘먹으면 관계는 역전되거나 동등한 관계가 된다. 기세를 올려 퇴사과정을 밟게 되면(퇴사 날짜를 내 맘대로 정하거나, 인수인계 과정을 불성실하게 하거나) 보통 상사는 으름장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퇴사를 안시켜버리겠다. 퇴직금없이 짤라버리겠다. 이 바닥이 좁아 너를 어디도 이직 못하게 한다. 등등 말도 안되는 소릴 늘어 놓는다. 어쨌거나 퇴사자가 이기는 싸움이니 매우 즐겁고, 이 과정을 매우 즐긴다. 난 그랬다.
달콤한 휴가(식)
퇴사 후 휴식기를 갖는 경우 매우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이직이 결정된 상태에서 2~3개월을 쉴 수 있다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지금껏 벌어 놓은 월급이나, 퇴직금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그간 시간이 없어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할 수 있다. 평일에 심화 영화 보기, 아침에 일어나서 카페로 출근하기,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읽기 등등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것들을 할 수 있다.
퇴사는 고통스러운 과정임에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과정속에 소소한 재미나 큰 재미가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다. 나와 마주하는 시간부터 달콤한 휴식까지 지금까지 바삐 살아온 인생에 잠시 꿀같은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퇴사다. 퇴사를 생각하거나 맘먹은 직장인들이여~ 즐겁게 퇴사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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