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제는 무지한 내가봐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 최근 회사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이 없다는 것도 한몫 했다.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12.5%)하며, 내수경기, 수출경기는 말 할 것도 없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하는 사람들,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퇴사를 하고 싶은 이유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20대와 30대에 퇴사에 대한 생각은 많이 달랐다. 하고싶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던 젊은 시절에는 회사에서의 경험이 자기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첫 사표를 쓰게 되었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대기업 연구소에 입사했다. 1년은 스스로가 발전한다는 느낌으로 즐겁게 회사를 다녔다. 기업을 대표하는 연구소에서 일한다는 것도 회사를 열심히 다니게 되는 원동력이였다. 하지만 그 동력도 길게 가지 못했다. 2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제일 잘하고 동료들은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채우기 시작했고, 새로운 자극을 찾기 시작했다. 수년이 흐른후 알게 되었지만, burn out 증후군으로 고생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합숙 개발을 하면서부터 burn out은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회사로 이직을하게 되었다. 지금도 역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열두번은 더 들었다.
- 이 많은 업무를 내가 다 할 수 있을까?
- 내가 이러려고 주말과 휴일 없이 일하는가?
- 나에게 자유란 있는가?
- 이렇게 일하는데 인정은 받는가?
- 직장상사는 왜 날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가?
- 이정도 실력이면 다른 회사로 이직이 쉽지 않을까?
- 이놈에 고과는 왜 맨날 평범해?
이렇듯 하루에도 내 마음은 사인 곡선을 그리며 할까? 말까?를 수없이 고민한다.
퇴사를 하지 못하는 이유
그러나 20대나 30대초반처럼 퇴사를 쉽게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해서 부양해야 할 가족이 생겨서든, 대출받은 돈을 갚아야 하든, 이직할 곳을 찾지 못해서든, 진정 원하는 꿈이 뭔지 못찾아서든 많은 이유가 있다. 정말 회사가 좋아서 퇴사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내나이 또래에 친구들 중에 이런 사람은 못본것 같다.)
내가 퇴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서
-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길까봐
- 이직을 못했을 때 쉬는 것이 두렵고, 주변의 눈초리가 두려워서
- 두 아이의 아빠라서
- 이직하고 싶은 회사를 찾지 못해서
이다. 참으로 답답한 느낌이 든다. 처량한 마음마저 든다. 큰 결단을 내릴만한 용기나 배포가 없음을 느껴서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직장인들이 어쩔수 없는 이유로(그것이 설사 핑계라고 해도) 죽기보다 싫은 회사에 다니게 된다.
오롯이 퇴사만 방법인가?
삶이 고달픈 직장인의 탈출구는 오직 퇴사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수 많은 퇴사의 이유 중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는 그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 과도한 업무는 회사와 상사의 잘못도 있지만 업무를 떠 안는 본인에게도 문제가 있다. 남보다 인정받기위해서 무리한 양의 업무를 하게되고, 짤리면 안된다는 과도한 걱정으로 인해 하지 않아도 될 야근과 업무를 떠 맡게 된다. 반기를 들을 직장인들이 많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인정할만한 것이다.
- 업무 변경
- 부서 이동
- 병가
- 육아 휴직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면 할 수 있을 만한것들 아닌가? 업무가 죽도록 싫다면 다른 업무로 바꿔볼 생각을 해보자. 부서가 너무 맘에 들지 않으면 부서 이동을 요청해보자. 이것도 안되면 여러 이유를 들어 병가를 내보자.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육아 휴직을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퇴사를 하기 전에 한번쯤 여유를 갖고 생각해볼만한 방법이다.
욕먹으면 어때? 못하면 어때?
뭐든 다 잘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잘하는 것이 있으면 못하는 것도 있고 그렇다. 교육의 폐해인지 과도한 경쟁의 폐해인지 아니면 둘다 때문인지 우리는 항상 잘해야 하고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듯 살아간다. 또한 누군가에게 욕먹는 것을 싫어하며 인정을 받으려 노력한다. 죽기보다 싫어 나갈 직장이라면 한번쯤 "못하면 다음에 잘하면 되지", "욕좀 먹으면 어때? 저 사람이랑 평생 살 것도 아닌데..." 라는 마음가짐으로 일년이든 이년이든 생활했으면 한다. 어차피 나갈직장인데 짤릴 걱정으로 이렇게 못한다면 퇴사할 마음도 없으며 회사에대한 열정이 있는 것이다.
- 욕을 하려면 하라지~ 난 하나도 안들려!
- 못하면 어때? 내일 더 나아지면 되는데...
- 저인간이랑 평생 직장 같이 다닐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야
약간(?) 간큰 사람(배포가 좋은 사람)으로 빙의해서 회사생활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평균 기대수명에 아직 반도 살지 않았는데 지금 다니는 직장은 적성에 맞지도 않으면서 죽을만큼 하기 싫은 업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힘들게 한다. 요즘과 같은 추세로 수명이 늘어나고 없어지는 직업이 마구 늘어남에 따라 우리는 싫던 좋던 2~3가지의 직업을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퇴사(이직)는 필수라는 얘기다. 고통스런 회사생활로 인해 방황하는 직장인들이 약간의 여유와 배포를 가지고 퇴사에 대해서 심사숙고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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