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1999년, 엄마의 붉은 눈시울을 잊을 수 없다.

황승곤 2012. 9. 2. 00:55

응답하라, 1997을 보면서...


주인공의 나이가 나와 같다. ㅎㅎ 이 사실을 8~9편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수능을 보는 년도를 알게 되면서..

1998년 11월 18일에 내가 수능을 봤는지 이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기억(?) 아니, 알게 해주었다.

문득 1999년 2월 말, 엄마의 붉은 눈시울이 기억난다. 


나는 강원도에서 태어나 속초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1999년에 부모님의 품을 떠나게 되었다. 누나 둘을 가진 막내 아들을 떠나보내는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 날을 생각하면 짐작은 간다. 


아들의 첫 자취방을 청소해주겠다며, 입학식 전에 같이 인천으로 향한 어머니. 청소를 다 해주시고, 내 속옷과 양말을 넣을 수납공간이 없다며 자취방 근처(기숙방이 더 맞다.)에 작은 시장을 돌아다니며 4칸짜리 푸른색 서랍장을 사주시고, 그리고 이경규씨의 압구정 김밥에서 저녁을 먹고 나의 첫 기숙방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다음날 속초로 가기위해 학교 후문에 13번 버스를 타고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나를 처다보시던 어머니의 붉은 눈시울이 생생히 기억난다.